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 약 230팀 제작자들이
어떤 책을 가지고 왔는지 미리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
Check out what kind of books 230 teams of publishers brought to the Seoul Publishers Table :)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320 썬트리하우스
Seoul Publishers Table Indie Book Fair
Suntree House, 320 Itaewon-dong,
Yongsan-gu, Seoul, Korea
배달 어플 이전에 우리에겐 배달책이 있었습니다. 책자를 뒤적거리며 오늘은 무얼 먹을까 고민하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책으로 다시 만납니다. 닭볶음탕, 치킨, 떡볶이 그리고 후식으로 빙수와 쿠키, 도너츠까지.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는 맛있는 음식을 주제로 한 맛있는 이야기가 가득 실린 『맛 집』에는 어린 시절 먹었던 시장 떡볶이의 추억, 만개한 봄꽃과 이별하며 먹는 시원한 빙수 한 입, 갓 튀긴 뜨거운 반죽에 녹아드는 달달한 설탕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오늘 저녁은 무얼 먹을까 고민될 때, 배달주문 대기시간이 너무 길 때, 그리고 맛집을 개업한 사장님의 선물용으로 적극 추천합니다.
책 속에서
『맛 집 야식편』 10p 「마라탕이 싫어요」 김채리 에세이
나는 마라탕이 싫다. 이 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 이 글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라탕을 좋아한다면 미리 양해를 구하겠다. 읽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마라탕에 대한 ‘불호’를 표현하는 것처럼 당신도 충분히 내 글을 선호하지 않을 수 있으니. 혹시 조금이라도 내가 마라탕을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졌다면 계속 이 글을 읽어도 좋다. 시답잖은 내용이라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집중해주길 바란다. 난 지금 몹시 진지하니까.
사건은 내가 마라탕을 처음 먹었던 순간으로 돌아간다.
『맛 집 후식편』 10p 「보내러 가는 길」 나봄 에세이
지긋지긋하던 중간고사가 끝났다. 두꺼운 전공 서적을 붙잡고 기숙사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벚꽃의 꽃말이 중간고사라면 벚꽃비의 꽃말은 종말이라 하던가. 시험 하나로 인생이 전부 무너지진 않겠지만, 답안지를 내면서 세상이 끝난 기분이 들었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매서운 제주의 바람과 함께 우수수 떨어지는 꽃잎을 보았다. 머리 위로 봄이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해가 저무는 하늘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휴대폰을 들었다.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끝났어?] 친구에게서 답이 왔다. [방금.] 나는 바로 전화 버튼을 눌렀다. 친구가 여보세요, 하고 말을 꺼내기도 전에 용건이 먼저 튀어나왔다. 우리 봄 마중하러 갈래?
『맛 집 후식편』 10p 「해에게 미뤄둔 질문」 현소희 에세이
월순의 도나쓰 가게는 중앙로 구 메가박스 거리에 있다. 월순을 윌슨이라고 알아듣는 사람이 많아 윌슨의 도너츠 가게 혹은 도넛 가게로 부른다. 사람들이 도나쓰를 도넛이나 도너츠로 부르는 건 장사를 25년이나 끌고 온 월순의 관심 밖이었다.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손에 반죽물을 묻혔던 월순의 동력은 손녀 은호에게서 나왔다. 은호는 제주도가 지긋지긋하다며 서울로 대학을 갔다. 글을 쓰겠다는 건너편 세탁소 주인네 아들과는 다르게 은호는 아이들을 가르치겠다며 교대에 들어갔다. 월순은 은호의 선택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경제적인 불안정함을 베어 물고 태어난 사람은 어딘가 유별날 수밖에 없으니까.
서지 정보
표지
배달책자를 연상시키는 레트로한 컨셉으로 디자인하였습니다.
목차
'음식', '맛집'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메뉴판 형태로 디자인하였습니다.
🌊파랑을 일으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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